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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듸2021 수상작 발표


수상하신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




- 심사총평 -

제주혼듸독립영화제2021의 경쟁부문에 총 30편의 영화가 소개됐습니다. 몇 가지 경향으로 묶어내기 어려울 만큼 개별 영화가 가진 고유의 특색이 뚜렷했고 저마다의 시도가 역력했습니다. 오래 공들이고 끝까지 고민했을 작품을 영화제에 출품해준 모든 창작자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심사위원들은 이견 없이 올해 혼듸대상작으로 양승욱 감독의 <가족의 모양>을 선정했습니다. 재개발로 공장지대에서 아파트 단지로 뒤바뀌게 된 서울 신도림의 변천사와 그곳의 어둑하고 허름한 공간에서 15년간 살아온 감독의 가족, 그 내밀한 이야기가 맞물려가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영화에는 사라지고 있는 게 비단 건물과 공간만은 아니라는 상실의 전언이 켜켜이 쌓여 있으며 담담하고 진솔한 가족의 얼굴과 목소리가 생생히 살아 있습니다. 별난 수사나 요란한 형식적 시도 없이도 <가족의 모양>은 우리의 눈길에 앞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혼듸우수상은 홍연이 감독의 <쥐뢰>입니다. 어른 없이 방치된 아이들에 관한 영화라면 이미 너무 많다고 생각하던 차에 만난 <쥐뢰>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 세계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줍니다. 가난과 혐오를 둘러싼 두려움과 공포, 그 디스토피아에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보려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전혀 다른 세계로 넘어서려는 강렬한 욕망이 통쾌하게 다가옵니다. 한 편의 장르 영화로 손색없으며 창작자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합니다.


올해 혼듸연기상은 <아토피아노>의 배우 최준우와 <정말로 바란다면>의 배우 이다영입니다. 아직 우리에게 낯선 배우 최준우는 힘을 들이기보다는 유연하고 느슨한 태도로도 얼마든지 극의 중심을 잡아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것은 배우고 익힌 기술이 아니라 이미 배우의 몸이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한편 이다영은 아이들 세계가 중심인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다른 세계에서 온 듯한 얼굴과 톤을 구사하며 영화에 굉장히 다른 정서와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분량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결코 쉽지 않은 연기를 멋지게 완성했습니다. 각기 다른 이유로 훌륭했던 두 배우의 연기를 더 많이 응원하고 싶습니다.

마음의 긴장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영화, 익숙함에 반기를 들게 하는 영화, 발견과 조우의 기쁨을 안겨준 배우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내년 제주혼듸독립영화제에서 다시 또 만나길 바라며 창작자들의 건강과 건투를 빕니다.


심사위원 일동

강길우 배우, 윤재호 감독, 정지혜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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