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혼듸독립영화제가 첫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654편이라는 숫자의 작품들이 공모되었던 건 그동안 제주도 관객과 만나고 싶은 감독들의 애탄 기다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만나는 즐거운 시간들임과 동시에 영화제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습니다.
심사의 큰 기준은 신선함이었습니다. 제주의 첫 독립영화제이니만큼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단편영화의 완성도와 신선함을 기준으로 영화들을 살펴봤습니다. 다양한 방면으로 신선함을 보여주는 여러 영화들이 산재되어 있었고, 그 안에서 현재의 독립 단편영화들의 향미에 한껏 취할 수 있었습니다.
수상작인 <김녕회관>은 제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제주에 국한되거나 정형화되어지지 않은 영화라 가장 큰 점수를 받았습니다. 독립 단편 중에 딱 떨어지게 완성도 높은 작품이 많지 않은데 그런 작품들 중에 발군이었고, 예상치 못한 전개를 펼치는 연출로 설렘을 잘 녹여낸 멜로 영화였습니다. 제주에서 영화가 순수 예술로서 꽃필 수 있는 가능성을 본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제주 4.3의 뼈아픈 역사를 담담하고 사실적인 연기로 풀어낸 <뼈>와 안정적이면서도 묘한 감정을 자아내는 자연스러움을 보여준 <여름내> 역시 심사위원들의 치열한 논쟁을 자아냈습니다. 모두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영화들이었으며, 내년 제주혼듸독립영화제에서 다시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제주혼듸독립영화제는 ‘함께’ 하는 영화제입니다. 제주의 더 많은 관객분들이 앞으로도 혼듸(함께) 해주시길 바라며, 내년에는 더 많은 감독님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제주혼듸독립영화제2018 심사위원(원승환, 임경희, 백승화)을 대신하여 임경희 씀
혼듸대상 <김녕회관> 문재웅감독
혼듸관객상 <7318 한용철> 윤소영감독
혼듸연기상(IIWA여성혁신연구단) <베란다> 김금순 / <그 여름에 봄> 박수연
혼듸제주상((주)바람의 언덕)) <완-다시, 이곳으로> 오수진감독
후반제작지원(포스트 핀) <김녕회관> 문재웅감독
특별언급: <뼈> 최진영감독, <여름내>김준희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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